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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습원 구역과 달리, 억새초원의 경우 제한된 탐방로를 통해 둘러볼 수 있다. 다이가타케 산자락에 있는 이곳은 겨울에 불을 놓고 6월에 풀을 베면서 초지 식생을 유지하는 전형적인 이차초지(습생 이차초원식생)이다. 에도시대부터 400년이 넘게 이어져온 방식으로 초지가 숲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구역을 명확하게 정해두고 관리하고 있는지 억새를 벤 곳과 베지 않은 곳의 구분이 무 자르듯 나뉘어 있다. 어쩌면 숲으로의 출입을 막기 위해 남겨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숲 안쪽을 지키는 망토군락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울타리를 애써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면서도 자연과 교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답사는 5월 7일 늦은 오후와 5월 8일 이른 아침,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했다. 5월 7일까지만 해도 전날 내린 큰비로 습원과 초원 곳곳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로와 면한 곳에는 절개지가 있어 흙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점질이 많이 섞인 층(loam) 아래로 굵은 스코리아 섞인 층이 맨눈으로 보였다. 4월부터 6월까지 풀명자나무, 흰털제비꽃, 세잎양지꽃이 피고 이어지는 9월까지는 큰까치수염과 Angelica pubescens Maxim., 중나리, 잔대가 절정을 이루다가 11월까지는 마타리와 용담, 산부추, 큰수리취가 피는 곳으로 안내판에서는 소개한다. 그런데 방문한 시기(5월 초)에는 세잎양지꽃, 흰털제비꽃보다는 미나리아재비와 천남성 종류(점박이천남성으로 추정), 등골나물 종류가 눈에 띄었다.
압도적인 공간 규모와 일렁이는 지형. 그리고 그 위를 덮은 초지 식물과 배경의 깊은 숲. 답사하는 내내 연신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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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링크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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