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강을 따라 내려가는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굽이 굽이 흐르는 강을 따라 펼쳐지는 모래톱과 맑은 강물. 가는 길목에 마주하는, 어딘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작은 마을들. 밤에는 텐트에서 지내고 별을 헤며 시간을 보내는 여행.
내성천을 따라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지구별 어딘가 숨겨진 모래의 마을들. 강을 가로지르는 소박한 외나무다리와 무섬마을. 그리고 모래톱이 넓은 회룡포. 운이 좋다면 마을 사람들과 강과 모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본디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세 개였다고 한다. 장보러 건너는 다리, 학동들이 건너는 다리. 그리고 농사 지으러 가는 다리. 수도교가 건설되고 외나무다리는 없어졌으나 근래에 농사 지으러 가는 다리만 복원되었다. 오래된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성천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댐을 건설하면 모래와 강물에 엮인 모든 생물들과 인간들의 생태는 무너질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 원시적인 강을 바라보며 여행을 꿈꾸는 마음도 잊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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